이 계절, 어머니의 고향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린 새싹에 봄 향기가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늦은 오후, 황새들이 날개를 펼치고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고향 들판에 잠시 들렀던 것도 오랜만입니다. 고향의 정취가 살갗에 스며듭니다. 분홍빛 연꽃단에 머뭇거리며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과 땅의 향기에 매료됩니다. 추억의 땅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머니의 고향의 흔적을 실어 나를 때면 내 기억은 벅차오릅니다.
일러스트: NGOC DUY
제 어머니의 집은 푸른 대나무 숲 사이로 연이 휘파람을 불며 계절이 오길 알리는 소리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돌아다녔던 뜨거운 여름날이 기억납니다. 때로는 들소를 따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고구마를 굽기도 하고, 때로는 풀밭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연 날리기였습니다. 대나무를 깎아 구부리고 그림이 그려진 신문지, 때로는 시멘트 판자를 붙여 만든 연이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연은 바람을 따라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당시 우리는 연 날리기가 베트남 사람들의 오랜 문화적 특징, 즉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연줄을 꽉 잡고 아무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웃고 놀며 하늘을 가득 채우는 방법만 알고 있었습니다.
제 외가정은 호박과 박과류가 날로 자라는 비옥한 정원입니다. 새빨간 고추, 싱싱한 말라바 시금치, 싹을 틔운 가지 덤불, 그리고 샛노란 겨자꽃이 줄지어 피어 있습니다. 특히 외가정 정원에는 구아바, 레몬, 오렌지, 자몽 등 과실수가 많습니다.
매일 아침, 마을 소녀들은 밤이슬에 젖은 정원을 거닐며 향기로운 자몽 꽃을 따 손수건에 싸서 마치 누군가 볼까봐 두려워하는 듯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합니다. 오랫동안 외가를 떠나 있었지만, 시골 정원은 오후의 푸른 연기처럼 은은하게 남아 끝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어머니 고향의 잔잔한 강물이 충적토를 해변으로 실어 오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오후가 되면 강가의 그물이 걷히고, 어선들이 노를 젓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져 어머니와 누나들에게 저녁 준비를 위해 제때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합니다. 이때, 갓 수확한 밭 위로 바람이 불어와 그루터기만 남습니다. 마을의 대나무 울타리는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비가 되어 시골에 물을 줍니다. 이따금 동쪽에서 번개가 쳐 천둥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비가 그치면 컨트리 음악이 시작되고, 시골의 톡 쏘는 향기가 어우러져 마치 그리 멀지 않은 옛날 동화의 맛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득 채웁니다.
늘 똑같은 모습으로 외가로 돌아가는 길, 감정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때의 연과 강물이 기억 속에 맴돈다. 숨을 깊이 들이쉬자 고향의 향기가 짙게 난다. 오후의 푸른 연기가 바람에 실려 쌀쌀한 향기를 퍼뜨린다. 하지만 할머니가 흰 구름의 나라로 가셨다는 생각에 눈이 따끔거린다. 텅 빈 공간. 하얀 빈랑꽃이 떨어지는 집들의 정원을 그리워하며 바라보니, 분주한 삶 속에서도 평화가 느껴진다.
고향에서 멀리, 번잡한 도시 한가운데서 고향의 소박한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아주 가까이 있는 것처럼 그리워진다. 머뭇거리며 되돌아가는 길, 강가의 햇살은 여전히 황금빛으로 빛나고, 마치 천국의 실타래처럼 여전히 맴돈다.
안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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